HOME > 환경·안전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유아매트’ 금지물질 사용해도 ‘친환경’ 인증하는 나라
환경부가 친환경 인증 ‘취소’했지만 법원 결정으로 ‘유지’, 소비자 불안 해소 못해
 
은동기 기자 기사입력  2018/01/11 [02:23]

환경운동연합이 자체 활동프로그램인 '팩트체크(Fact Check)'를 통해 유해물질(디메탈아세트아미드, DMAc)이 검출된 (주)크림하우스프렌즈의 제품인 유아매트와 관련된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해부터 사용금지물질 검출로 논란이 됐던 (주)크림하우스프렌즈(이하 크림하우스) 유아매트의 ‘친환경 인증 취소’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업체 측 요청에, 법원은 지난달 ‘행정 집행을 정지하라’ 는 결정으로 업체 손을 들어주었다.

▲ 지난해 환경부가 크림하우스의 ‘유아용 매트’에서 디메탈아세트아미드(DMAc)라는 금지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이유로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크림하우스   
 
법원은 친환경 인증 취소로 인해 ‘(업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공공복리를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친환경 인증 취소 집행정지’라는 소극적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제품의 안전성 논란에도 해당 제품은 ‘친환경 인증’을 유지한 채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크림하우스 ‘유아매트’ 논란의 시작은?
 
▲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따라 크림하우스 유아매트 제품에 대한 환경표지 인증을 취소했다.  ⓒ 환경부 제공   

㈜크림하우스의 유아메트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크림하우스의 ‘유아매트’에서 디메탈아세트아미드(DMAc)라는 금지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이유로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같은 해 7월 크림하우스는 ‘유아용 매트 스노우파레트 네이처 라인’을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국가 인증 ‘친환경 마크’를 받았다며 언론보도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 뒤, 제품에서 사용금지 물질(DMAc)이 사용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환경부가 재조사에 착수했음에도 업체는 최저가, 프로모션 등 이벤트를 통해 더욱더 판매를 늘렸다.

▲   업체는 정부의 재조사 중인 9월에도 홈쇼핑 판매 방송을 통해 더욱더 판매를 늘렸다.  ⓒ CJ오쇼핑   

환경부는 재조사 결과 “친환경 인증 기준상 사용금지원료인 DMAc가 검출(157ppm, 243ppm)이 됐다”며, “환경 표지 인증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 조사에 대해, 업체는 “국내에 DMAc 관련 기준이 없으며, 검출된 결과는 잘못된 시험 방법으로 도출된 것”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또한 “생산 라인을 청소할 때 사용되는 세척제가 완전히 닦이지 않아 일부 검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심의를 진행한 환경부의 의견은 다르다. 업체가 세척제로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해당 물질의 검출 농도로 보았을 때 ‘비의도적’인 혼입으로 보기어렵다고 판단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실에서 제공한 청문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해당 물질을 세척제로만 사용했다면, 여러 공정 단계를 거치면서 농도를 낮춰 품질관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DMAc의 농도가 100ppm을 초과한 사항은 원료로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   환경부 청문위원회는 "DMAc의 농도가 100ppm을 초과한 사항은 원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 송옥주 의원실 제공 

이에 업체는 환경부의 친환경 인증 취소 행정처분에 대해 법원에 집행정지를 요청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8월 이를 받아들였고, 업체는 최종 판결까지 해당 제품에 ‘친환경 인증’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 또한 해당 판결에 대한 소송준비 중이다.

디메틸아세트아미드(DMAc)는 어떤 물질일까?

DMAc는 어떤 물질일까. DMAc은 인조섬유나 가죽 생산 시에 고분자를 용해하는 용매제로, 산업 분야에서 세척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  UN GHS(국제 화학물질의 분류·표시 시스템)에 따르면,  DMAc은 생식독성이 의심되며, 태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흡입 또는 피부접촉시 시 위해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 송옥주의원실 제공
 
하지만, UN GHS(국제 화학물질의 분류·표시 시스템)에 따르면, DMAc은 생식독성이 의심되며, 태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흡입과 피부 접촉 시 유해한 물질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국내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해당 물질은 1991년 이전부터 유통되어 현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상 ‘기존 화학물질’로 분류된다. 현재 법규상 신규화학물질은 관리 당국에 모두 등록되어야 하지만, 기존화학물질의 경우 환경부 장관이 ‘등록대상 물질’로 지정해야 하고, 고시 후 3년 이내에 등록토록 하고 있다.

DMAc의 경우 2015년 1차로 고시한 510종 등록 대상 물질 중 하나로, 올해 6월까지 유해성 및 위해성 등 관련 자료를 등록하게 된다. 즉, 현재까지 해당 물질은 정부 당국에 등록되지 않아 관리 기준 조차 없는 셈이다.

이와는 별개로 화학물질 누출 등 산업재해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해당 물질은 경피 (피부에 접촉된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 또는 생식독성 등 인체 노출시 위해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관리되고 있다.

▲ 업체는 ‘유아용 매트 스노우파레트 네이처 라인’을 출시하며 업계 최초로 국가 인증 ‘친환경 마크’를 받았다고 홍보했다.  ⓒ 크림하우스   


 ‘친환경 마크’ 라 인체에 무해하다?

‘유아용 매트’는 산업부 소관 ‘어린이안전제품특별법’에서 관리되는 품목으로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DMAc는 관리 물질에 해당하지 않아 검출됐다 하더라도 ‘안전 확인’ 제품으로 시중에 판매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친환경 인증’을 받을 수 있었을까. 친환경 인증 마크는 제품의 환경성이 개선됐을 경우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부여한다.

여기서 ‘친환경 제품’이란, 인체 유해성과는 별개로 제품의 생산, 소비, 폐기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줄인 제품으로 정의한다. 즉 인체 안전성과 직접 관련 없이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제품 사용 촉진’을 위한 행정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결국, 친환경 제품은 인체 유해성과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금지물질이 검출되더라도 환경인증 기준에 따라 ‘친환경 마크’만 취소될 뿐, 업체와 제품에 아무런 처벌이나 제재 없이 시중에 버젓이 판매할 수 있다.

업체측 “검출량이 미미해 안전하다”
 
▲ 크림하우스 유아용 매트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환불과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 jtbc 방송화면 캡처  

논란이 거세지자,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환불과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검출량이 미미해 유해성이 없다”며, 소비자들이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억울하다는 태도다. 또한, 정부 당국의 잘못된 시험 방법으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출량이 미미해서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해당 물질 관리 규제 수단이 없더라도,  UN GHS  등 국제 기준에 이미 유해 물질로 규정돼 있다. 더욱이 유아 매트의 사용 용도로 비추어 볼 때, 집이라는 한정된 실내 공간에서 해당 물질이 지속해서 인체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해당 제품은 유해 화학물질에 취약한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자녀의 안전을 우려하는데도, 제품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는 업체가 ‘미량이라 괜찮다’라 식으로 대응해 소비자의 불안만 더 부추키고 있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01/11 [02:23]  최종편집: ⓒ wngo
저작권자(c)한국엔지오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유아 매트. 친환경제품. 디메탈아세트아미드(DMAc). 관련기사목록